[기고문] 변화된 세계 속의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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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장익진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다보스 포럼에서 “우리가 규칙 없는 세상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강대국들이 국제 규범을 선택적으로 이행하면서 협력보다 강압이, 법보다 힘이 우위를 점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역시 “수십 년간 번영과 안보를 뒷받침해온 규칙 기반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변화는 필리핀에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은 오랫동안 필리핀 안보의 핵심이었지만, 미국의 약속 이행이 거래적 성격을 띠면서 신뢰성이 약화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화와 대만 문제는 필리핀을 더욱 불안정한 지형으로 몰아넣는다. 미국의 억지력이 흔들릴 경우, 중국은 더욱 대담하게 행동할 수 있으며 이는 필리핀을 분쟁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일 수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필리핀은 취약하다. 외국인 투자 의존과 수출 지향 성장에 기반한 신자유주의적 모델은 세계적 불확실성 속에서 위험을 키운다. 식량과 에너지 안보 확보, 제조업 역량 강화, 공동체 기반의 지속 가능한 개발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동남아 전체의 대응 또한 중요하다. 아세안의 단결과 집단 방위 메커니즘은 지역 안정의 핵심이다. 강대국들이 일방적 행동을 강화할수록 소규모 국가들은 더욱 취약해지며,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협력과 공동 억지력이 필요하다.
결국, 필리핀은 미국과의 동맹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재조정과 다변화가 필요하다. 국방력을 강화하고, 경제적 자립을 추구하며, 아세안과의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 “규칙 없는 세상”은 더 이상 가설이 아니라 현실이다. 필리핀이 이 변화 속에서 취약한 상태로 남을지, 아니면 회복력을 키울지는 지금 필리핀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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