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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파고 높아지는 남중국해(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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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간다통신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6-10-2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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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인 장익진

 

“'회색지대' 칼날 위에 선 필리핀과 중국, 오판과 돌발 악재가 불러올 해상 충돌의 위험성”

 

 남중국해의 물결이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르게 출렁이고 있다. 세컨드 토마스 암초(아융인)와 스카버러 암초(황옌다오)를 둘러싼 필리핀과 중국의 대립은 단순한 영유권 다툼의 차원을 넘어, 동아시아 안보 지형 전체를 흔드는 화약고로 부상했다. 단언컨대, 남중국해는 현재 지구상에서 '돌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위험 구간 중 하나다.

 

1. 전면전을 피하는 중국의 신종 도발, '회색지대' 전략

중국의 남중국해 전략은 지극히 계산적이다. 중국은 군함 대신 해경선과 '해상 민병대' 어선을 대거 동원한다. 그리고 필리핀 보급선을 향해 물대포를 쏘거나 해상 차단막을 치고, 물리적 충돌을 유도한다.

 

이른바 '회색지대 전략(Grey Zone Strategy)'이다. 평화와 전쟁 사이의 모호한 경계선에서 실효적 지배력을 조금씩 넓혀가는 방식이다. 정규군의 무력을 직접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미·필리핀 상호방위조약(MDT)의 발동 명분을 주지 않는 동시에, 필리핀의 실체적 접근을 물리적으로 막아 세우는 지능적인 압박 기법이다.

 

2. 필리핀의 선회: '투명성 전략'과 미·일 밀착

과거 두테르테 정권 시절 유화책을 썼던 필리핀은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취임 이후 강경 노선으로 완전히 선회했다. 필리핀의 카드는 '투명성 전략'이다. 중국의 불법적 방해 행위를 카메라로 찍어 전 세계 언론과 SNS에 공개하며 국제사회의 여론전을 주도하고 있다.

 

동시에 필리핀은 미국과의 군사 밀착을 급격히 강화했다. 미군 기지 접근권을 추가로 부여하고, 미국·일본·호주 등과 남중국해 공동 해상 훈련을 확대하고 있다. 2016년 국제상사중재재판소(PCA)의 판결을 무시하는 중국에 맞서 미국이라는 강력한 후배위를 배경으로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다.

 

3. 무력충돌의 시나리오: '오판'이 불러올 정면충돌

남중국해에서 당장 양국 정규군 간의 대규모 전면전이 발생할 확률은 낮다. 중국 역시 미국과의 직접적인 군사적 정면충돌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치명적인 위험은 '현장 선원/대원의 인명 피해로 인한 오판'이다.

 

해상에서 물대포 발사나 선박 충돌 과정에서 필리핀 군·경의 인명 피해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필리핀 내부의 국방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격앙될 것이다.

 

필리핀 정부가 이를 '무력 공격'으로 규정하고 미국에 상호방위조약(MDT) 발동을 요청하는 순간, 미·중 간 직접적인 군사 대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

 

4. 전망: 당분간 평화는 없다

아세안(ASEAN) 차원의 '남중국해 행동강령(COC)'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당사국 간의 현격한 입장 차이로 인해 당장 실효성 있는 무력충돌 방지책이 나오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남중국해는 당분간 "전면전으로 치닫지는 않되, 언제든 국지적 충돌로 비화될 수 있는 일상의 긴장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칼날 위를 걷는 듯한 회색지대 공방 속에서, 작은 충돌 하나가 강대국 간 대형 군사 위기로 번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유예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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