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력자의 동시 위기, 필리핀 민주주의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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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magandapress.com- 2026년 2월 03일 | 오전 12시
[필리핀-마닐라] = 필리핀 정치가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부통령 사라 두테르테에 대한 탄핵 소추가 재개되면서, 대통령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Jr. 역시 부패 혐의로 같은 운명을 맞고 있다. 두 권력자가 동시에 탄핵 위기에 놓인 상황은 필리핀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정치적 책임을 묻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준다.
두테르테는 교육부 장관 시절 약 1천만 달러 규모의 공금 유용 의혹과 대통령 암살 위협 발언 논란에 직면해 있다. 이미 하원에서 한 차례 탄핵을 당했지만, 헌법 해석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재소추는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정치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편 마르코스 대통령은 ‘유령 인프라’라 불리는 허위 홍수 방지 사업으로 막대한 국고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잇따른 태풍과 홍수 피해 속에서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거리의 시위대는 두 권력자의 동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필리핀 헌법은 권력자의 부패와 위법 행위에 대해 탄핵이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두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치적 계산과 권력 다툼 속에서 그 절차가 번번이 좌초되곤 했다. 이번 사태가 과연 제도적 정의를 실현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정치적 혼란으로 귀결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시민들이 더 이상 정치적 가문과 권력자들의 면책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점이다. 두테르테와 마르코스의 동시 위기는 필리핀 민주주의가 성숙할 수 있는 시험대이자, 정치적 책임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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